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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컬] 레드북
    인사이트 2021. 6. 15. 11:19

    2021.06.06. 토
    대학로 홍익아트센터
    캐스팅 : 차지연(안나), 인성(브라운), 정상윤(로렐라이), 방진의(도로시&바이올렛)

    [SYNOPSIS]
    “난 슬퍼질 때마다 야한 상상을 해”

    신사의 나라 영국, 그 중에서도 가장 보수적이었던 빅토리아 시대.
    약혼자에게 첫 경험을 고백했다가 파혼당하고 도시로 건너온 여인 안나
    힘들고 외로울 때마다 첫 사랑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하루하루 굳세게 살아간다.

    그런 그녀 앞에 어느 날 신사 중의 신사 브라운이 찾아오고
    안나는 의도를 알 수 없는 브라운의 수상한 응원에 힘입어
    여성들만의 고품격 문학회 <로렐라이 언덕>에 들어가 자신의 추억을 소설로 쓰게 된다.

    하지만 여성이 자신의 신체를 언급하는 것조차 금기시되던 시대,
    안나의 소설이 담긴 잡지 ‘레드북’은 거센 사회적 비난과 위험에 부딪히게 되는데..


    '나는 나를 말하는 사람'이라는 곡의 팬으로서 이 작품을 안 볼 수 없지! 2020년 6월에 본 연극 렁스를 마지막으로 1년 만에 예매를 했다.
    망할 코로나와 개인 사정으로 작년 올해 놓친 작품이 어찌나 많은지...ㅠㅠ
    다행히 자리가 없지는 않았지만 보니 2.5단계 상향시 취소되는 좌석들도 있어서 신중하게 예매했다.

    장소는 대학로 홍익아트센터. 홍익아트센터지만 위치는 홍대가 아닌 혜화쪽!
    일정상 공연을 보러갈 수 있는 날과 프리뷰 3일 동안의 캐스팅을 봐서 안나역에 차지연 배우가 나오는 날로 선택하고 프리뷰 할인으로 예매를 했다.
    공연이 워낙 가격이 만만치 않으니 처음보는 공연이나 이미 예매가 끝나고 남은 좌석 중에 선택하는 경우는 최대한 2층 가운데 좌석으로 할인을 받고 예매를 한다.
    좋은 공연이라면 어짜피 내가 또 보러 올 걸 알기에 그나마 돈을 아끼는 지름길이랄까?


    Red BOOK
    -The Lorelei Hill-
    (스펠링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


    공연장에 막이 내려와 있고, 이 막에는 영어로 레드북 - 더 로렐라이 힐-이라고 써져있는데 다른 포스터나 안내에는 없는 로렐라이 힐이란 문구가 뭐지?라는 생각을 했다.
    이 문구는 작품을 보다 보면 뭔지 알 수 있는데, 포스터나 표에도 써져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라는 생각을 했다.



    남편이 없는 여자는 재산을 물려받을 수도 없고, 여자가 혼자 돈을 벌고 일할 수 없는 시대의 영국.
    남편은 한가지의 사유로도 이혼을 요구할 수 있지만 여자는 수십 가지의 사유를 가져와야 이혼을 요구할 수 있는 시기.
    여자가 글을 쓴다는 것을 인정받지 못하는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안나는 돈을 벌기 위해 직업을 구하러 다니다가 경찰서 감옥에 갇히게 된다.
    안나를 찾아온 브라운이라는 변호사에게 변호사의 할머니인 바이올렛이 재산을 남겼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안나는 남편이 없어 재산을 물려받을 수 없고 혼자 살기 위해 일거리가 필요했던터라 브라운의 서류의 오타를 보고 브라운의 일을 돕겠다고 자원한다.
    안나를 사무실에서 내보내고 싶은 브라운은 잘하는 일을 찾아보라고 말하고, 여자들이 쓴 글로 만든 잡지를 보게 되고 그녀들과 함께 로렐라이 언덕에서 함께 글을 쓰게 된다.
    그녀의 글이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게 되면서 벌어진 사건으로 법정에 서게 되고, 브라운은 그녀에게 무죄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지만 안나는 자신을 부정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시놉시스에 나와 있는 부분은 극 초반에 나오는데 이야기가 명확하게 설명된 느낌은 아니었다.
    '이런 일이 있었던 걸까?'라는 상상을 하게 만드는 부분이 더 매력적인 부분이었다.
    저 부분이 안나의 상상일까, 아니면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일까하는 고민을 하면서도 안나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안나와 브라운의 사랑 이야기, 안나의 글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로렐라이 언덕을 만든 로렐라이의 설정도 좋았다.


    * 이 글을 쓰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실제로 독일에는 로렐라이 언덕이 있다고 한다.
    로렐라이 언덕을 라인강을 항해하는 뱃사람들이 요정의 아름다운 노랫소리에 도취되어 그녀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는 동안에 배가 물결에 휩쓸려서 암초에 부딪쳐 난파한다는 줄거리라고 한다.


    아무래도 공연 시작한지 두번째 날이라 음향의 문제인지 배우들의 컨디션의 문제인지 몰라도 목이 좀 덜 풀린 느낌을 받았다.
    차지연 배우 공연 중에 후두염이 심해서 2막에 서지 못했던 날에 공연을 본 경험이 있었던 터라 초반엔 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공연을 봤다.
    점점 공연이 진행되면서 차지연 배우의 목이 뚫린 느낌을 받았고, 1막 마지막 곡인 '야한여자야'를 부를 때는 정말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가장 좋아하는 곡인 '나는 나를 말하는 사람'

    누군가에게 이해받지 못해도
    아무도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나는 나로써 충분해
    괜찮아
    이젠

    여자로서 주체성을 가지고 살아가기 힘든 시대에 주체적인 사람으로서 살아가는 안나를 응원하게 되는 작품이다.
    적당한 유머를 섞어가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데 주인공이 '여자'이기에 이를 불편하게 여길 사람들이 있을지도.
    하지만 작품 속에서 말하고자하는 주제를 잘 풀어나갔다고 생각한다.


    곧 2번째 관람을 하러 갈 것 같다.
    이번엔 송원근배우가 브라운을 하는 날로 1층에서 재관람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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